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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aver

Joshua

전령의 신

OWNER. 제니

너, 내가 진짜 신이라면 어쩔래?

약속해보던가,

못 하겠지?

유노의 어린 신도

OWNER. 에비

Levi

Tiernan

Arduino

그 거짓말이 지-진짜라면

평생 널 신으로 모, 모실테니까!

...까짓 약속해!

1) 序幕: 存在證明

 

​

신은 말이야. 그렇게 전지전능하지도 못 해.

열두 번의 기적 따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 결국 너희들에게 명명되지 않으면 존재조차 못 하니까.

 

갓 태어난 오리는 처음 눈 떠 마주한 상대를 어미로 인식한댔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신전에서 길러진 어린 신도들은 유독 신실했다. 자신을 받아준 신이 곧 어미요, 세계가 되었다. 그리하여 몇몇 신들은 선행을 베푸는 양 버려진 애들을 제 신전으로 거둬들였다. 사람들은 신의 자비라며 온 마음 다해 절을 올리고 기도를 하곤 했다. 그런 꼴을 볼 때마다 웃기지도 않았다. 하하, 자비는 무슨. 이봐, 세상에 대가 없는 친절은 없어. 우리는 자선 사업가가 아니거든.

 

그 불손한 어린 신을 쓰다듬으며 헤라는 말했다. 애송아, 그건 네가 아직 어려서 그래. 넌 누군가를 품을 네 신전 하나 없잖니. 네가 아무리 살아 숨쉰들, 네 전언 한 마디도 기록되지 못한다면 네 존재의 가치는 어디서 찾겠나. 그런 건 신이라고도 할 수 없지. 정의되지 못한 개념은 결국 바람처럼 세상을 떠돌다 사라질 뿐이야. 비웃지만 말고 너도 정신을 차리도록 해. 비뚤게만 보지 말고. 이건 오래 존재한 자로서 주는 충고란다. 나는 네가 외롭지 않길 바라. 불손한 어린 신은 웃었다. 그래봤자 나약한 소리지. 인간의 세 치 혀로 날 정의내리지 않아도 나는 그 자체로 존재해. 신이란 그런 거야.

 

이제서야 고하건대 나는 어리석고 오만한 존재였음에―정의되지 않았으니 신이라 칭할 수 없다―틀림없다. 어차피 생이란 홀로 걸어가는 존재요, 그 곁에 누구도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그 상대가 끝이 유한한 존재라면 더욱이 말이다. 그건 너무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닌가. 아무것도 모를 시절에는 그렇게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리하여 이 오만한 애송이는 유한한 생명체와 다섯 마디 이상 나눌 일이 없었다. 네가 제 앞을 얼쩡거리기 전까지는.

 

네 신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너희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는 나의 어미와 같은 자요 나의 외로움을 염려하던 신이다. 그러니 너희들이 그의 뜻에 대해 논할 때 얼마나 우스웠겠는가. 네 말도 예외는 아니었다. 처음에는 내 눈도 제대로 마주하지 못하면서, 우물쭈물 거리기나 하는 녀석 주제에. 감히 건너 들은 신의 전언을 입에 얹을 땐 말 한 마디 더듬지 않는 꼴이라니. 치기 어린 마음에 항상 네 말에 토를 달았다. 아니? 너네 신은 그렇게 생각 안 할 걸? 내가 더 잘 알아. 이유가 궁금하지 않아? 너한테만 말해줄게, 사실 나도 신이거든. 그리고 그와 되게 친해. 그러니 너네보단 내가 더 잘 안다니까? 야, 그러지 말고 나한테 기도해봐. 내가 들어줄게! 들어준다니까? 그럼 너는 늘 표정을 구기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반박했다. 너, 너어. 그런 부, 불경한 말은 하면 안 돼. 하하! 자식, 속고만 살았나. 진짜라니까? 지금 불경한 짓을 저지르고 있는 건 다름 아닌 너야. 내가 아니라. …무, 무슨 신인데? 전령의 신. 거, 거, 거짓말. 그런 신은 드, 들어본 적도 없어. 거짓말쟁이. 사기꾼. 불경해. 여, 여긴 신전이라고. 헤, 헤라께서 들으시면 노할 거야. 즈, 증명도 못 하지? ……. 여, 역시 사기꾼.

 

뒤늦게 인정한다. 나는 어떠한 유대감을 시샘했다. 이 좁은 신전이 세상의 전부인 네게 이 땅이 얼마나 넓고 재미있는지 알려주면서 감았던 눈을 뜬 게 분명하다. 한 번 인지한 고독孤獨은 독毒과 같아 피와 살로 스며들어 알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문득 너의 신에게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갓 태어난 오리는 처음 눈 떠 마주한 상대를 어미로 인식한댔다. 그건 모든 존재에 해당하는 말이었다. 아니, 나는 오리가 아니다. 고작 처음에 의미같은 거 두지 않겠다. 그 편이 내게 좋아. 네 입으로 날 정의내리지 않아도 나는 그 자체로 존재할 테다. 오만한 애송이는 신도 하나 없는 떠돌이 신이었고 더듬거리는 신도는 좁은 알 속에서 웅크린 새였다. 언젠가 한 번 쯤 추억할 만한 그 정도의 이야기가 되겠지. 너와 내 만남은. 그렇지만 네게 세상을 알려줬잖아. 하늘이 얼마나 아름답고, 바다가 얼마나 시원하고, 낮이 얼마나 눈부시고, 밤이 얼마나 반짝이는지 알려줬잖아. 그럼 너도 나한테 그에 상응하는 믿음 정도는 줄 수 있는 거 아냐? 세상에 대가 없는 친절은 없고, 모든 건 기브-앤-테이크니까.

 

노을이 진다. 바닷물이 발목을 간지럽힌다. 내민 손 끝에 온기가 스친다. 하하! 야, 너네 신은 좋겠다. 나도 누가 그렇게 섬겨줬으면 좋겠다. 그, 그치만 너는 신이 아니잖아. 그러니까, 내가 정말 신이면. 나 믿어줄 거야? 나 섬겨줄래? 아서라, 너 어차피 그러지도 못 할 거면서. 말만 번지르르하긴. 됐다, 자식. 네, 네가 진짜 신이라면 내가 지, 진짜 해 줄게…! 하하, 웃기시네. 지, 진짜라고!

진짜? 그럼 약속해보던가.

야, 약속해…!

정말이지? 너 몰라서 하는 말일까 싶어서 친히 알려주는 건데, 말이라는 건 한 번 엎지르면 주워담을 수가 없거든. 약속 잘 받아간다?

바람을 타고 바닷물이 밀려오기 시작한다. 인간들은 이를 밀물이라 정의한댔다. 밀려오는 물살이 차갑게 닿으매 존재함을 느낀다. 무, 물이 차갑잖아. 너 또한 마찬가지일 테다. 차가워서 싫냐? 요, 몇 달 비가 안 내려서, 가, 가뭄이라고 했으니까… 차가워도 좋아. 비가 와야 할 텐데. 그래? 그럼 내일 아침에 네가 눈을 뜨는 순간부터 비가 올 거야. 네 눈을 닮은 황금색 비가. 네 약속에 대한 보답이야.

 

그 황금비는 우리의 약속에 대한 나의 정의가 될 것이다. 그러니 너는 나의 정의를 증명하도록 해.

그렇게 나는 존재할 것이요 명명될 터이니 나는 오로지 너로 인하여 신으로 기록되리라.

 

자, 나는 네게 펜을 맡겼다.

이것이 너와 내가 그려나갈 연대기의 시작이다.

 

 

 

 

​

 

2) 永久遵行

 

세계 어느 곳이든 발 닫지 못할 곳이 없으시며 모든 언어와 예언의 주인 되시는 신이시어. 바오로, 신들의 전령이며, 바르나바의 명령을 전달하는 사자(使者)여, 저승과 생의 경계를 밀밭 누비듯 다시는 유일한 존재이시어. 내 삶 뒤집어 숨 쉬는 동안 온종일 당신의 성전 앞에서 그날의 이적에 대해 곱씹게 하신 것에 대해 참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제 나는 가뭄을 몰아내는 황금의 비와 영웅들이 흠모하는 열두 번의 기적이 더는 나리지 않아도 나의 영혼이 당신의 이름을 잊지 않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오늘 나의 눈앞에 타나토스의 그림자가 드리워 아케론이 나의 슬픔을. 플레게돈과 스틱스, 코퀴도스가 나의 불길과 증오, 비탄을, 이윽고 레테가 나의 기억을 흩어가게 되었으니 그동안 나의 기도를 듣고 계셨다면. 혹은 그날의 맹약을 잊지 않고 당신을 그저 이름 없는 신 아닌 실제 하는 하나의 존재로 묶어둔 나의 미욱한 발길짓을 떠올리고 만족하셨다면 지금 나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세상에 나자마자 스스로의 시작 알 길 없이 신에게 바쳐진 내 몸은 오래지 않아 느릅나무 관 안에 뉘어져 돌아오는 봄날 크로커스의 뿌리로 돌아가겠으나 다음 생 내게 개미나 소, 양, 혹은 들풀 아닌 다시금 두 발로 땅 딛고 노을빛 바다의 모래를 밟을 수 있는 인간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내려진다면 기적 없이도 신을 판별할 수 있는 지혜를, 약속과 저주를 판단할 수 있는 육감을, 부모 모른 채 나지 않을 행운을, 누군가 알려주지 않아도 세상의 아름다움 마음으로 알게 하는 오만을 주소서. 

 

다만 그렇게는 못 하시겠다면 사막 모래알 한 알과 같은 존재일 저는 그만 잊어버리시고, 지금껏 그래왔듯 수많은 방랑자와 외로운 이들의 어버이 되시는 당신께서 그들의 모든 걸음이 집에 닿을 때까지 굽어살펴 축복이 언제나 함께하도록 비호해 주시옵고, 거친 풍랑을 만난 바다처럼 흔들리고 요동치는 우리의 마음이 당신으로 말미암아 평안을 얻게 하시고, 잠잠할 수 있도록 해 주시옵소서. 그리하신다면 ne ton kyna(개에 맹세코), 과거의 맹약을 잊지 않고 생이 몇 번이고 반복되더라도 당신을 섬길 것을 다짐합니다. 


 

...


 

PS. 

난 그날의 약속이 오롯이 네 욕심이나 변덕이었으리라 믿어.

왜냐면 난 너랑 한 빌어먹을 약속을 지키는 동안 복을 받기는커녕 온갖 개고생을 다 했거든. 왜 하필 하고많은 애들 중에 남의 신을 믿던 신도였던 거야?

넌 분명 전령의 신 같은 게 아니라 도둑의 신일 거야. (라고 써도, 둘 다 해당되는 존재라는 것이 몹시 분하네.)

 

아무튼 그날로부터 한 번도 돌아오지 않은 네가 내 믿음으로서 무엇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넌 가끔 세상에 대가 없는 친절은 없다고 했었지. 동의해. 그리고 그 말에 덧붙여 증명 없는 믿음은 없다고도 전할까. 돌아오지 않는 신을 향해 기도를 올린 지 몇십 년이 됐어. 곧 나는 펜을 들지도 못하고 죽겠지. 그러니 말하는데, 분명 네가, 네게 기도하면 들어준다고 했었지? 약속에 값을 매길 차례야.

 

이제 그만 돌아와.

삶으로 증명한 약속의 기록에 온점을 찍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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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wa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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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슈아 위버

​​

(2)  레비 티어넌 아두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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