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에 또 만나자.
그때에도 둘은 사랑했지?
Arthurs
Urania Brillanche
브릴란체 남작
OWNER. 나린
Letitia
Lucia Brillanche
브릴란체 남작부인
OWNER. 티튜
네, 꼭 지금의 우리처럼요.
아더스 우라니아 브릴란체 · 아더스 우라니아 모멘트 & 레티샤 루치아 브릴란체

꿈 이야기
“아빠!”
하얀 머리칼을 가진 작은 아이가 아더스에게로 뛰어든다. 아더스는 능숙하다는 듯이 그를 빙글, 돌려 안아주며 자연스럽게 의자에 앉혔다. 재잘거리며 크게 웃음소리를 내는 아이는 아더스와 레티샤의 딸, 루미에르. 지금은 한가로운 오후. 점심식사를 마치고, 레티샤 가족 일행은 티파티를 하려던 참이었다. 정원의 꽃향기가 코를 간지럽히고, 테이블은 가지런하게 잘 놓여 있었다.
별거 아닌 평범한 오후. 평소대로의 평화로운 시간. 차가 준비된 모양인지 레티샤가 의자에 앉으며 두 사람의 모습을 바라봤다. 여전히 꺄르르 웃으며 아더스에게 안기듯 장난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모습에 레티샤도 슬쩍 웃음을 지었다. 장난치는 루미에르를 향해 말을 한마디 거는 것도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르겠다.
“티샤, 그러면 아빠 못 쉬는데요?”
“괜찮아! 아빠 다 괜찮다고 했어~”
“으음, 그래도 여기 맛있는 간식도 있는데. 그래도 계속 장난칠 티샤가 있나.”
“헉, 이거 먹을래요!”
루미에르가 간식에 금세 신이 나 의자에 앉아 얌전히 먹고 있을 참이었을까. 레티샤가 무언가 생각이 난 듯 고민하다가도, 금세 살짝 장난기 있는 낯으로 아더스의 곁으로 의자를 살짝 끌고 가 말을 시작했다. 아더스야 당연히 의문 있는 낯이었지만 레티샤의 행동이 낯선 행동은 아니었으므로 그대로 가까이 다가갔지만.
“있죠, 아더. 나 오늘 꿈꿨는데.”
“응, 무슨 꿈?”
“아더가 나를 죽이는 꿈?”
문득 아더스는 벌떡 일어날 뻔 했다. 사실 그게 무슨 말이냐며 이상한 소리를 냈던 것도 같았지만. 아이에게는 자극적일 수도 있는 이야기인지라 소곤소곤 말한 것도 사실이다. 상황을 파악한 아더스는 주변을 둘러보더니 다시금 레티샤를 바라봤다. 황망한 이야기에 어떻게 반응할지 모를 일이다. 사실 꿈이고, 그저 처음 도입을 들은 것뿐이라 이런 반응까지 나오지 않아도 되었지만, 아더스에게 있어서는 그게 다소 큰일이었던 탓이다.
그래서, 꿈이 어떻게 된 일인가 되짚자면, 절대 악이 된 레티샤의 이야기였다. 지금으로서야 그런 모습의 레티샤를 상상할 수 없지만, 꿈에서는 그런 이미지였던 모양이다. 그리하여 용사인 아더스가 그를 죽이고, 영웅이 되었다는 내용. 별거 아닌, 꿈이라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전개라지만 아더스는 퍽 진지하게 이야기를 듣는 듯 했다.
그러나 좀처럼 인정하거나 흥미진진하게 듣는 기색의 아더스는 아니었다. 조금은 불만이 있는 채로 듣던 아더스의 모습은 레티샤를 그저 신나게 했다. 누가 봐도 전제부터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일단 레티샤는 아더스의 안에서 절대로 그런 존재가 될 수 없었고, 그렇다고 해서 그를 죽인다는 선택지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아더스의 반응을 흥미진진하게 구경하던 레티샤는 그저 즐겁기만 했다.
“…아무리 그래도 네가 ‘악’일 리가 없잖아. 이렇게 훌륭한.”
“에이, 그래도 내가 어떤 곳에서는 그런 존재가 될 수도 있죠?”
“아무튼 인정 못 해.”
답지 않게 고집을 부리며 왜 레티샤가 악이 되지 못하는 지에 대해 일장 연설을 하려던 아더스가 레티샤에 의해 말을 멈췄다. 레티샤는 그저 꿈일 뿐인데 왜 그러느냐에 대한 반응. 당연히 과민반응을 보이는 모습에 웃음이 참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궁금했다. 이런 반응을 보이는 건, 무언가 짚이는 게 있는 걸까. 아니면 그 정도로 자신을 신뢰하고 있는 걸까 하고.
아더스 또한 마찬가지였다. 단순하게 그럴 리가 없다는 이유에서 반박하는 것도 있었지만, 이런 이야기가 유쾌하지 못한 건 사실이지 않나. 만약에 이런 이야기가 어떠한 과거, 혹은 예견될 미래라면 불편한 진실이었으므로. 그럴 일은 없다. 행복한 나날에 그렇게 변모하거나 변하게 될 일상은 없다는 걸 알면서도, 괜히. 아더스는 그저 불안했던 걸지도 모른다.
“그래도,”
“응?”
“…그래도 둘은 사랑했지?”
연신 고민을 잇던 아더스가 조금은 부끄러운 듯이 레티샤를 향해 말을 걸었다. 그런 악이 된 레티샤도, 그리고 결국 무찌른 아더스도. 그 꿈속에서도 우리는 사랑하고 있었느냐, 하고. 이렇게 부부가 된 사이에, 벌써 딸까지 있는 어른이라고는 하지만 이런 질문을 하는 것도 우스웠다. 만약에, 꿈이라고 한들 우리 둘이 나온 이야기이니, 어쩌면 사랑을 한다면 더 좋을 것도 같아서. 이곳과 다른 좋지 않은 결말이라고 해도.
“음, 고백을 하고 꿈이 끝났어요.”
“…진짜?”
“엄마 아빠, 무슨 이야기 해?”
이 이야기가 일단락이 된 건 당연하게도 얌전히 간식을 먹고 있었으나 엄마 아빠가 열심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탓에 궁금증이 생긴 루미에르 덕분이다. 뭐, 아더스나 레티샤나 같은 생각이 아니었을까. 꿈이라고 해도 만약, 이 일이 전생이었다면. 우리는 지금 행복한 삶을 살고 있으니 되었다고.
“아무것도 아니에요. 마들렌 줄까요?”
“응, 티샤 마들렌 먹을래~”
“이거 아빠가 만든 거예요. 아빠 최고 해야죠, 티샤?”
“아빠 최고~”
그러니 이것이 사랑. 그리고 동시에 약속. 어쩌면 맹약까지 이루어질 우리의 행복한 삶들.

아티샤
(1) 아더스 우라니아 브릴란체
(2) 레티샤 루치아 브릴란체
